영국에 망명 중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 홍치(Hong Qi) 씨가 영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권에 편향된 통역사로부터 부당한 비난을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홍 씨는 지난해 중국 내 건물에 반정부 구호를 투사하는 시위를 주도한 인물이다.

통역사의 정치적 공세 및 비난 주장

지난 12월 20일, 홍 씨는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영국에서 거주하던 중 은행 계좌가 동결되어 숙소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영국 경찰의 비응급 전화번호인 101번으로 연락했다. 그는 언어 문제로 인해 경찰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통역사 연결을 요청했으나, 배정된 통역사는 오히려 홍 씨에게 "중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묻고 그의 어려운 처지를 조롱하는 등 정치적인 공세를 펼쳤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늑장 대응 및 책임 회피 논란

홍 씨는 통역사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경찰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으며, "당신의 감정은 번역해주지 않겠다", "영국이 왜 당신을 도와야 하느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22일 후인 1월 21일, 영국 비자(Visa) 승인을 받은 홍 씨에게 데본 앤 콘월 경찰은 통역 서비스 제공 업체가 책임을 진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본지에 코멘트를 거부했으며, 경찰은 홍 씨의 녹취록 요청에도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보위원회(Information Commissioner’s Office)는 이러한 경찰의 태도를 문제 삼아 경고 조치를 내렸다.

중국 공산당의 해외 영향력 행사 우려 증폭

이번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해외에서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을 억압하고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통역사 등 내부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는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영국 내무부 보고서에서도 중국 공산당의 통역사 커뮤니티 침투 시도와 이로 인한 사법 시스템의 취약성이 지적된 바 있다.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뿐만 아니라 조직범죄 집단 역시 통역사들을 포섭하여 정보 유출 및 사건 은폐에 악용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영국 경찰 내 중국어 구사 인력 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