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둘러싼 정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금투세 시행 유예 및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을 돌파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는 등 시장의 불안과 반발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1400만 개인 투자자의 생업이 걸린 자본시장의 세제 개편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철저하게 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마땅하다. 본지는 현행 금투세 강행이 가져올 부작용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시장의 체력을 먼저 키우는 합리적 세제 개편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준비되지 않은 과세 제도는 국내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약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대규모 자금 이탈을 부추길 위험이 크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증시로의 서학개미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에만 추가적인 세제 부담을 지우는 것은 안방 시장의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자해 행위와 다름없다. 세원 확보라는 단기적 목표에 급급해 자본시장의 핵심 동력인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면, 증시 침체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와 세수 결손이라는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둘째, 이중과세 논란과 복잡한 징수 체계가 초래할 시장의 혼란을 간과할 수 없다. 현행 금투세 안은 기존 증권거래세의 완전한 폐지가 전제되지 않아 사실상 이중과세의 소지가 다분하며, 원천징수 방식의 복잡성으로 인해 금융회사와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과도한 행정적 비용과 혼선을 떠넘기고 있다. 세제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해야 신뢰를 얻는다. 투자자들에게 징벌적 세금이라는 인식을 주는 현행 설계안은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
셋째, 우리 증시가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 비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향후 코스피 지수가 7,000선과 8,000선을 돌파하는 초활황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을 원활히 해야 한다. 그러나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성급한 과세 도입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키고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하여, 결국 국가 경제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시장의 비명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설익은 과세 제도의 강행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개인 투자자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금투세 도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유예, 나아가 전향적인 폐지 결단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 민생과 경제 활성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시장 친화적인 세제 개편안을 도출해 내기를 강력히 호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