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산층이 구매할 수 있는 아파트 재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KB주택구입 잠재력지수(HO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HOI는 7.8로, 고금리가 지속되던 2023년 4분기(5.9) 이후 약 27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HOI 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구매 가능한 주택의 비중을 나타낸다. 지수가 7.8이라는 것은 해당 지역 아파트 중 가격 하위 7.8% 범위의 주택만 중위소득 가구가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과 집값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산층의 구매력이 극도로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위소득은 2023년 1분기 6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679만원으로 3년간 13%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서울의 중위 아파트 매매 가격은 같은 기간 9억8422만원에서 12억157만원으로 22% 상승했다. 중위소득 가구가 구매 가능한 아파트 재고도 11만6000가구로, 지난해 1분기(11만3000호)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 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중산층의 주택 구매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어반에셋매니지먼트 정성지 대표는 「금리가 인상되면 15억원 미만 아파트에 적용되던 6억원 주담대 최대 한도도 제약이 생길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통계상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가 적용되고 있어 대출 가능 금액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강화된 대출 규제 정책이 역설적으로 주식 매각이나 증여 등의 우회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계층과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4월 말까지 최근 3개월 기준 서울 전역에서 주택 매입에 활용된 주식 매각 대금이 1조35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월급 저축과 대출에만 의존해야 하는 평범한 가구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