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정부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정책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민변은 1일 성명을 통해 중대 범죄를 이유로 형사미성년 연령 기준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가 추진 중인 이 정책은 살인, 강도, 성범죄, 집단폭행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 촉법소년 기준을 만 14세에서 13세로 하향하는 내용이다. 다만 「중대한 범죄」의 구체적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민변은 이러한 방안이 형법의 핵심 원칙인 「책임주의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책임주의 원칙은 개인의 행위가 위법함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책임능력이 있을 때만 형사책임을 묻는다는 원칙이다. 민변은 「범죄의 중대성을 이유로 책임능력 판단기준 자체를 달리 적용하면 형법의 기본 구조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또한 국제사회의 기준에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형사책임 최저연령이 모든 아동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권고했으며, 국제사회는 아동에 대해 처벌보다 재활과 사회복귀를 우선시하는 추세다. 민변은 「국가가 성실히 이행해야 할 국제인권규범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