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현대미술가 비비안 그레벤(41)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페로탕 서울에서 개최됐다. 2일 개막한 이번 전시 「인 블룸」(In Bloom)은 고대 조각과 디지털 이미지를 토대로 인간의 몸과 존재를 탐구해온 그레벤의 대표작들을 선보인다.

그레벤은 변신을 주요 주제로 인간과 비인간, 현실과 환상, 생성과 소멸의 경계를 시각화한 회화 작품들을 제시한다. 고전 조각을 연상시키는 매끄러운 피부 표현과 절제된 색감이 특징이며, 얼굴이나 눈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거나 신체를 부분적으로 클로즈업해 인물을 하나의 정체성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로 표현한다.

대표작 「다프네의 손 1」은 그리스 신화에서 월계수 나무로 변신하는 다프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창백한 손과 얼굴 일부가 붉은 꽃 사이에 놓여 있으며, 손은 서로 다른 존재를 잇는 매개이고 꽃은 생명의 시작과 소멸을 동시에 상징한다. 「매릴린 2」는 마릴린 먼로의 드레스를 꽃이 피어나는 형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대중문화 속 여성 이미지를 꽃의 형태로 치환했다.

「운디네 1」은 독일 낭만주의 문학의 물의 정령을 모티프로 했으며, 대리석 조각처럼 표현된 신체 위에 푸른 물방울과 빛이 감싸고 있다. 페로탕 서울은 이번 전시가 「절제된 화면 구성과 섬세한 색채를 통해 이미지의 아름다움과 모호함을 동시에 드러내며 동시대 회화에서 존재와 이미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