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의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우리는 묻게 된다. 지금의 축제는 과연 대학생들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대형 기획사의 야외 쇼케이스인가.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에 달하는 몸값의 아이돌 가수가 무대에 오르고, 학생들은 그들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거나 수십만 원짜리 암표를 구하느라 혈안이 된다. 지성과 낭만의 상징이었던 대학 대동제(大同祭)가 자본의 논리에 잠식당한 거대한 상업 콘서트로 변질되었다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연예인 섭외 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학 축제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을 섭외하는 비용은 회당 1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26년 5월 축제 시즌을 앞두고 대학가에서는 라인업 경쟁이 극에 달했다. 한정된 학생회비와 학교 지원금의 상당 부분이 단 몇십 분의 연예인 공연을 위해 탕진된다. 이는 결국 학생 활동 지원 축소나 등록금 의존도 심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우리 학교 라인업이 더 화려하다'는 식의 소모적인 자존심 싸움이 남긴 청구서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다.

더 큰 문제는 축제의 주객전도 현상이다. 대학 축제의 본질은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며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데 있다. 그러나 오늘날 축제 현장은 외부 팬덤의 유입으로 정작 재학생들이 소외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무대 앞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외부인들이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대기하는가 하면, 학생증을 위조하거나 재학생 전용 입장권을 불법 거래하는 암표 시장까지 판을 친다. 학생들의 자치 공간이어야 할 캠퍼스가 자본과 맹목적 팬덤이 충돌하는 무법지대로 변한 셈이다.

물론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직접 보고 즐기는 것 역시 청춘의 특권이자 축제의 즐거움일 수 있다. 하지만 연예인 공연이 축제의 전부가 되는 순간, 대학 문화 특유의 저항정신과 참신함은 설 자리를 잃는다. 과거 청년 담론을 이끌던 대학 축제의 학술 행사나 창의적인 동아리 공연은 이제 구색 맞추기용으로 전락했다. 축제의 주인공이 학생이 아닌 '1억 원짜리 게스트'가 된 현실은 깊은 씁쓸함을 남긴다.

이제는 멈춰 서서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대학 축제가 진정으로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화려한 조명과 함성이 떠난 캠퍼스에 남는 것이 쓰레기 더미와 텅 빈 학생회 통장뿐이라면, 그 축제는 실패한 것이다. 연예인 섭외 경쟁이라는 허울 좋은 굴레에서 벗어나, 청춘들이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본연의 '대동(大同)'의 가치를 복원하려는 대학 사회의 성찰과 결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