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 체결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 수순에 들어가면서 중동 에너지 시장이 본격적인 재구성에 나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한 합의 직후인 1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유조선 3척이 해협을 통과하며 원유 공급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간 걸프 지역의 일일 원유 수출량은 약 1천500만 배럴로 급감해 있었다. 이는 전쟁 개시 직전인 2월 대비 60% 폭락한 수준으로, 국제 유가를 배럴당 126달러까지 끌어올렸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의 파트릭 푸얀 회장은 「해협이 진정으로 개방되면 향후 6개월 이내에 시장 전체의 정상적인 운영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당국은 2주 안에 개전 전 생산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라크도 유전 정상화에 나섰다. 바심 모하메드 석유장관은 이라크 유전들이 생산 재개 준비를 마쳤으며 점진적으로 복귀할 것이라 밝혔고, 국영 석유 마케팅사인 SOMO는 고객사들과 연락해 유조선 확보를 요청하고 있다.
원유 공급 정상화는 전지구적 경제에 긍정적 파급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으며, 일본과 베트남 등 아시아 정유사들은 이미 중동산 원유 판매 제안을 받고 있다. 다만 후속 조치가 필수적이다. 기뢰 제거 작전, 손상된 시설 복구, 유조선 배치 등이 유기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전쟁 중 이란의 공격으로 중동 에너지 인프라에 약 420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충격 해소로 시장이 공급 과잉 국면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제시하며, 현재 배럴당 79달러 수준인 국제 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원자재 업체 트라피구라의 사아드 라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당히 이른 시일 내에 전쟁 전 물동량의 최소 50%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며 빠른 생산 증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