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지질학자들이 실제 직업의 위험성과는 달리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연구팀은 1919년부터 2023년까지 개봉된 141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한 지질학자 202명 중 69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약 34%의 사망률로 66%의 생존율을 기록했다고 국제 학술지 '지올로지컬 투데이'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질학자이자 영화 애호가인 연구팀이 10여 년간 영화 속 지질학자들의 등장 빈도와 역할을 분석해 온 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영화 속 지질학자들은 주로 모험, 액션, SF 장르에 등장하며, 과거 석유 탐사에서 최근에는 자연재해나 괴생명체와의 사투를 다루는 역할로 변화해왔다. 사망 원인으로는 살인이 3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지질학적 위험(분화구 추락, 모래사막 익사 등)과 외계인에 의한 사망이 각각 12명으로 뒤를 이었다.

흥미롭게도 영화 속 지질학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경향을 보였다. 분석 결과 85%가 선한 인물로 분류되었고, 19%는 영웅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종 및 성별 묘사에서는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부분 백인 남성으로 그려졌으며, 여성 지질학자는 22명에 불과했으나 1990년대 이후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흑인 지질학자는 6명이었고, 아시아계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실제 지질학계의 인종 및 성별 불균형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영화에서는 재난 영화 속 지질학자 캐릭터들이 주목받았다. 영화 '해운대'의 김휘(박중훈 분)와 '백두산'의 강봉래(마동석 분)는 각각 쓰나미와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난 상황에 맞서는 인물로 등장했지만, 두 캐릭터 모두 사망에 이르는 설정으로 50%의 사망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