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앱 시장이 99%의 압도적인 독과점 구조 속에서 수수료 갈등의 늪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배달의민족(63%), 쿠팡이츠(20%), 요기요(16%) 등 상위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사실상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고착화된 독과점 구조 속에서 플랫폼사들의 수수료 인상 압박은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생 약속 뒤집은 기습 인상과 포장 수수료 전면 유료화
플랫폼사와 소상공인 간의 갈등이 본격화된 도화선은 2024년 8월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기습 인상이었다. 정부 주도의 상생협의체가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24년 8월 9일, 배달의민족은 중개 수수료율을 기존 6.8%에서 9.8%로 3%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이는 기존 대비 약 44%에 달하는 인상 폭으로, 경쟁사인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춘 조치였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상생 논의 도중에 수수료를 대폭 올리면서 자영업자들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배달뿐만 아니라 '포장 주문'에 대한 수수료 유료화까지 전면 확대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은 한층 가중되었다. 쿠팡이츠가 오는 2026년 4월부터 6.8%의 포장 중개 수수료를 신규 도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미 수수료를 부과해 온 배달의민족(6.8%)과 요기요(7.7%)를 포함한 배달앱 3사 모두가 포장 수수료 유료화를 시행하게 되었다. 배달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포장 주문을 유도하던 자영업자들로서는 마지막 비상구마저 막혀버린 셈이다.
합의와 갈등의 도돌이표, 표류하는 사회적 대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4년 11월 14일,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매출액 규모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상생안을 최종 타결했다. 매출 상위 35%인 업체에는 7.8%, 35~80% 구간에는 6.8%, 하위 20%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2.0%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합의는 매출이 높은 대다수 자영업자에게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에 따라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 4월 10일 국회 주도로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가 공식 출범했다. 이 기구에서는 최저 수수료(2.0%) 적용 대상을 기존 매출 하위 20%에서 30%로 확대하고, 배달 거리 기준을 세분화해 자영업자의 배달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하지만 2026년 5월 현재, 입점업체 단체 간의 복잡한 이견과 플랫폼사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당초 4월 말로 예정되었던 2차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논의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자율 규제' 한계 드러내... 법적 상한제 도입 등 제도화 시급
사회적 대화가 공전하는 사이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면서, 시장의 자율적 조율에만 의존해서는 독과점 플랫폼의 횡포를 막을 수 없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국회에서는 강제성 있는 법적 규제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연간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의 대형 배달앱 사업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고, 배달비 분담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 강력한 규제 법안들이 발의되어 검토 중이다.
결국 배달앱 수수료 갈등은 단순한 개별 기업과 소상공인 간의 이익 다툼이 아니다. 이는 비대면 경제의 확산 속에서 플랫폼이 구축한 독점적 지배력이 어떻게 시장 생태계를 왜곡하고 분배의 불균형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플랫폼의 혁신이 소상공인의 희생을 담보로 지속될 수는 없다. 공정한 계약 관계를 보장하고 우월적 지위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가이드라인 확립만이, 붕괴 위기에 처한 골목상권을 살리고 플랫폼 산업의 지속 가능한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