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시의회가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해 1년간의 모라토리엄(건설 중단 조치)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는 아마존(Amazon)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AI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는 가운데, 수만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행태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비판이 제기된 직후 나온 결정이다.
대규모 투자와 대규모 해고의 아이러니
패트릭 슐로저(Patrick Schloesser) 아마존 웹 서비스(AWS)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시애틀 시의회 청문회에서 "아마존은 올해 자본 지출에 2000억 달러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1900억 달러를 데이터센터와 AI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우리 회사는 지난 8개월간 3만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며,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컴퓨팅 용량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려는 절박함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슐로저 엔지니어는 이러한 상황에서 시의회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I 데이터센터 규제 움직임 확산
시애틀 시의회의 이번 결정은 미국 전역에서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주립의회협의회(National Conference of State Legislatures)에 따르면, 현재 14개 주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거나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데이터센터 감시 기관인 데이터센터 워치(Data Center Watch)는 2025년에 최소 156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소송으로 인해 차질을 빚거나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측은 현재 시애틀 시 경계 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운영 중인 지역에서는 책임감 있는 이웃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의 요구와 기업의 입장
슐로저 엔지니어를 포함한 아마존 직원들은 데이터센터 건설 시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신규 프로젝트 발표 시 비공개 계약(NDA)이나 페이퍼 컴퍼니 사용 금지 등을 요구했다. 또한, 대규모 해고가 발생할 때마다 도시 일자리를 지원하는 새로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데이터센터 운영 방식 재평가,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 사용, 에너지 효율성 증대, 2030년까지 사용량보다 더 많은 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 직원들로 구성된 기후 정의 그룹(Amazon Employees for Climate Justice)은 앞서 AI의 책임감 있는 출시와 관련 비용 및 필요한 안전장치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