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정부청사 지하에 위치한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벙커 부지가 주거시설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베를린시는 이 부지에 7층 규모의 아파트와 6층 규모의 사무용 건물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신제국 총통 관저 벙커는 히틀러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9천만 마르크(현재 가치 약 8513억원)를 투자해 건설한 호화로운 건물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소련군이 건물을 철거했으나, 지하 벙커는 방치되어 왔다. 소련군 공병대는 1947년 12월 벙커를 폭발시켰으나 1200㎡ 규모의 시설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

크리스티안 게블러 베를린시 건설장관은 「벙커를 보존하기 위해 아파트 신축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며 「언젠가 순례지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베를린시는 극우세력이나 네오나치에게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개발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역사공간보존단체인 베를리너운터벨텐은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단체는 「나치 권력의 중심지 마지막 흔적을 허무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벙커 시설을 종전을 기념하는 전시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벙커는 1945년 베를린 함락 직후 헬무트 바이들링 베를린 전투사령관이 소련군에 투항하는 역사적 사진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히틀러가 1945년 4월 30일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총통 벙커는 이 부지에서 걸어서 약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