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기차 제조사 평가를 통과한 지 하루 만에 차량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델3 프리미염 롱레인지 RWD 가격을 기존 529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700만원 올렸다. 모델3 RWD는 500만원,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는 300만원 인상했다.
논란의 배경에는 기후부의 평가 기준 수정이 있다. 3월 말 발표된 초안에서 기후부는 총점 120점 중 80점 이상을 받아야 보조금을 수령하도록 설정했고, 기업 신용등급·특허 보유 현황 같은 사업능력을 평가 지표에 포함시켰다. 국내 연구개발(R&D) 투자 실적만을 점수로 인정하는 조건도 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 기준상 테슬라가 기본점수 미달과 감점 누적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여당을 중심으로 기후부 기준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전기차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항의가 제기되자, 기후부는 기준을 전면 재검토했다. 수정안에서 평가 기준치를 총점 100점 중 60점 이상으로 낮춰 설정했다. 사업능력 평가 항목을 제거하고 해외 제작사 본사의 R&D 투자 실적까지 평가에 반영하도록 개편했다. 결과적으로 테슬라는 수정된 기준을 통과해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을 비판했다. 대덕대 이호근 교수는 "기후부가 보조금을 받게 해주자마자 테슬라가 가격을 인상해 제작사만 배를 불리고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게 됐다"며 "초창기 구매 보조금보다는 전기차 주행거리 등 환경 기여도를 감안한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후부가 전기차 제조사의 국내 산업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 실효성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