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Pope Leo XIV)가 이탈리아 람페두사(Lampedusa) 섬을 방문해 유럽 지도자들이 이민 문제라는 「중대한 과제」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2025년 5월 가톨릭교회 수장이 된 이후 반복적으로 난민 지원을 요청하고 반이민 정책을 비판해온 교황은 이번 방문을 통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방문 첫날 람페두사 묘지를 참배하고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다 목숨을 잃은 이들의 무덤에서 기도했다. 또한 유럽의 문(Door of Europe) 추도비에 서서 이민 가족들과 만났다. 미사에서 교황은 「이 먼 지중해의 유럽 귀퉁이에서 이민 현상이 유럽 사회에 제기하는 중대한 과제를 더욱 명확히 인식할 수 있다」고 설교했다.
교황은 유럽이 「포용, 보호, 지원, 통합 능력을 갖춘 장기 전략 계획과 즉시 구제 활동을 통합함으로써 이 지역 위기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개발도상국을 지원해 강제 이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람페두사는 튀니지 해안에서 145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매년 수만 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센터가 있지만 과밀과 열악한 생활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지중해 횡단 시도 중 1,4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이 중 28명은 어린이였다.
교황의 방문은 유럽연합이 지난 2주 전 국경 통제 강화와 광범위한 구금 권한을 허용하는 강경한 이민 규칙을 승인한 직후 이루어졌다. 영국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다수 정부가 비합법 이민 억지를 겨냥한 조치를 도입하는 등 이민 정책 강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교황은 이러한 기조와 맞서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반이민 입장을 「비인도적」이라고 지칭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