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살인·강도·성범죄 등 중대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에 한해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는 이르면 30일 국무회의에 현행 만 14세 미만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하향하는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강력 소년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현행 유지와 전면 하향 사이의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촉법소년은 형법상 범죄행위를 했지만 형사책임 능력이 없다고 보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을 뜻한다. 현행법상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 대상이 된다. 다만 정부안이 확정되면 중대범죄를 저지른 만 13세 소년은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중대범죄의 구체적 범위는 추후 논의될 예정이며, 살인·강도·강간·추행 등 성범죄·집단폭행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 수는 가파르게 증가 추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만1677명에서 2023년 1만9653명으로, 2025년에는 2만1095명까지 늘었다. 여론도 연령 기준 하향을 지지한다. 한국갤럽이 3월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에 찬성했다.
법원도 소년범의 책임을 엄격히 묻는 흐름을 보인다. 부산고법은 지난 24일 성폭행과 성 착취물 촬영·유포 혐의 사건의 항소심에서 일부 피고인의 형량을 1심보다 높였으며, 재판부는 「비록 어린 소년이라 할지라도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제도의 허점으로 「같은 학교에서도 만 13세와 14세의 형사책임 여부가 갈리면서 대리 범행에 이용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어린 나이의 소년이 교정시설에서 범죄를 학습하거나 낙인 효과를 경험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