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50만 원을 받는 28세 직장인이 매달 50만 원씩 3년을 꼬박 부으면 원금만 1800만 원이다. 여기에 정부 기여금 최대 12%와 비과세 혜택까지 얹히면, 실질 수익률은 연 19% 수준에 달한다고 정부는 설명한다. 2026년 6월 22일 출시되는 청년미래적금 이야기다. 시중 정기적금 금리가 연 3~4%대에 머무는 현실에서 숫자만 보면 파격적이다. 그러나 숫자 뒤에는 물음표도 따라온다.
누가 혜택을 받고, 누가 소외되는가
청년미래적금의 설계 방식은 '우대형'과 일반형으로 나뉜다. 정부 기여금 12%와 비과세 혜택을 모두 받으려면 일정 소득 기준과 가입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문제는 이 조건이 이미 안정적 소득이 있는 청년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월 50만 원을 3년간 납입하려면 연간 600만 원의 여유 자금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이나 플랫폼 노동자, 취업 준비생처럼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층은 만기까지 납입을 유지하기 어렵다. 정부 지원이 가장 절실한 계층이 정작 혜택의 주변부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시행된 청년희망적금(2022년)과 청년도약계좌(2023년)의 사례가 참고가 된다. 청년희망적금은 출시 초기 폭발적 신청을 받았지만, 중도 해지율이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소득 변동, 실직, 급전 필요 등의 사유가 주된 원인이었다. 청년도약계좌 역시 납입 지속성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동일한 구조를 가진 청년미래적금이 이 패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도 해지에 대한 안전망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3년 만기 이후의 공백
청년미래적금이 진정한 '자립 기반'이 되려면 만기 이후를 봐야 한다. 3년 뒤 약 2000만 원 안팎의 목돈을 손에 쥔 청년이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굴릴지에 대한 연계 설계가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다.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한다면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0억 원을 웃도는 현실에서 2000만 원은 디딤돌은 될 수 있어도 계단 자체가 되기는 어렵다. 이 돈이 전세 보증금 일부, 사업 종자돈, 혹은 금융 투자로 이어지는 경로를 개인에게만 맡겨두는 방식으로는 정책 효과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해외 사례를 보면 영국의 생애최초저축계좌(LISA)는 주택 구입이나 은퇴 자금에 직접 연계해 사용처를 제한하되 정부 보너스를 지급하는 구조다. 캐나다의 첫주택저축계좌(FHSA)도 주택 구입 목적에 특화해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목적 연계형 설계가 자산 형성의 방향성을 잡아준다는 논리다. 청년미래적금이 단순 저축 장려를 넘어서려면 만기 자금의 활용 경로와 연계 금융 상품을 함께 제시하는 '패키지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책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정책 효과, 얼마나 지속될 수 있나
재정 투입 측면도 짚어야 한다. 정부가 가입자 1인당 최대 12%의 기여금을 부담하는 구조는 가입자 수가 늘수록 재정 부담도 커진다. 정책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지원 대상과 규모를 정밀하게 관리해야 하며, 정권 교체나 예산 구조 변화에 취약하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년희망적금이 한 차례 일몰된 뒤 청년도약계좌로 전환됐고, 이번에 다시 청년미래적금으로 이어지는 흐름 자체가 정책의 단속성을 보여준다.
결국 청년미래적금은 제도 자체의 설계보다 운영의 정밀도가 실효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연 19%라는 수치가 모든 청년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현실, 납입 지속성과 만기 이후 경로 설계의 부재, 그리고 정책의 연속성 문제.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풀지 못하면 파격적인 수익률 숫자는 시작을 알리는 광고 문구에 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