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영업계가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압박 속에서 고사 위기에 처했다. 편리함을 무기로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며 급성장한 배달 앱이 이제는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형국이다. 플랫폼 기업의 중개 수수료 인상 조치는 단순한 비용 부담을 넘어, 자영업 생태계의 붕괴와 외식 물가 상승이라는 도미노 효과를 촉발하며 사회적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매출의 최대 30% 육박하는 수수료, 자영업 한계선 흔든다

서울시가 2025년 12월 발표한 '배달플랫폼 상생지수' 조사 결과는 자영업자들이 마주한 가혹한 현실을 수치로 극명하게 보여준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그리고 필수적인 광고비를 모두 합산한 입점업체의 실질 부담률은 매출 대비 최소 16.9%에서 최대 2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영업자가 배달 앱을 통해 1만 원어치의 음식을 판매했을 때, 많게는 3,000원에 가까운 금액이 플랫폼의 수수료와 광고비 명목으로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통상 외식업의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에 머무는 점을 감안하면, 배달 매출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적자가 누적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에 더해 플랫폼 수수료라는 고정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증가해도 수익성은 악화되는 이른바 '풍요 속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플랫폼의 독과점 구조와 비용 전가의 악순환

이처럼 수수료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른 원인은 배달 플랫폼 시장의 고도화된 독과점 구조에 있다. 초기 시장 진입 단계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던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에 나서면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결과다. 특히 정액제 광고에서 매출 비중에 비례해 수수료를 떼어가는 정률제 서비스로의 전환은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급격히 키웠다. 플랫폼 내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지출해야 하는 광고비 경쟁 역시 실질 부담률을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은 단순히 자영업자 개인의 손실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체로 부작용이 확산되고 있다.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위해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거나, 배달료를 소비자에게 추가로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결국 외식 물가 전반을 끌어올려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배달 수요 자체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플랫폼 기업의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 전략이 생태계 전체의 파이를 줄이는 자해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속 가능한 공생을 위한 제도적 상생 모델 구축해야

전문가들은 이제 임시방편식 상생안을 넘어 구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되는 대안은 매출 규모나 영업 이익률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구간별 차등 수수료제'의 도입이다.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낮은 수수료를 적용해 생존을 돕고, 일정 규모 이상의 업체에는 합리적인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배달 앱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민간 플랫폼과의 건전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

배달 플랫폼과 소상공인은 일방의 희생으로 유지될 수 없는 공동 운명체다. 플랫폼은 입점업체라는 뿌리가 흔들리면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 역시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상생은 시혜적 차원의 양보가 아니라, 플랫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경영 전략이다. 정부 역시 단순한 중재자를 넘어, 시장의 독과점 폐해를 방지하고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확립하기 위한 적극적인 입법적·제도적 뒷받침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