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LCK 소속 게임단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공개한 누적 적자 규모는 1,000억 원 이상이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330억 원 넘는 손실이 매년 쌓인 셈이다. 같은 기간 T1은 롤드컵 정상에 섰고, 세계 랭킹 상위권을 LCK 팀들이 점령했다. 경기장 안의 성적표와 재무제표는 정반대 방향을 가리켰다.

수익 구조의 한계 — 스폰서에 기댄 단일 수입원

LCK 게임단의 수익 구조는 오랫동안 기업 스폰서십에 집중돼 있었다. 대기업 계열 팀들은 모기업의 지원 아래 운영을 유지했고, 독립 팀들은 외부 스폰서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버텼다. 문제는 스폰서 시장이 경기 침체와 맞물려 축소될 경우 리그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라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팀은 모기업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운영 예산이 급감하는 상황을 겪었다.

반면 북미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LCS)나 유럽의 LEC는 중계권 수익을 리그 차원에서 배분하는 구조를 도입하고, 팀 자체 굿즈·콘텐츠 판매 수익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북미 4대 프로스포츠(NFL, NBA, MLB, NHL)의 경우 중계권 수익이 리그 전체 매출의 40~60%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LCK의 중계권 수익 의존도와 실질 수령액은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계권과 굿즈 — 미개발 광맥

LCK의 글로벌 시청자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롤드컵 결승전의 동시 시청자 수는 수백만 명에 달하고, 국내외 팬덤 규모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청자 수가 직접적인 리그 수익으로 전환되는 경로가 막혀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리그 운영권을 보유한 구조 특성상, 중계권 수익의 배분 방식과 비율은 팀들에 불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지적이 업계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굿즈 시장도 잠재력 대비 실현율이 낮다. NBA 구단들이 유니폼·기념품·디지털 굿즈로 연간 수천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과 달리, LCK 팀들의 굿즈 라인업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팬층의 연령대와 소비 성향을 고려하면 디지털 아이템, 한정판 협업 상품, 글로벌 온라인 유통망 구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부 팀이 자체 유튜브 채널과 숏폼 콘텐츠로 광고 수익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리그 전체의 제도적 지원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구조 개편 없이는 성적도 의미 없다

게임단 적자 문제가 단순한 경영 실패로 귀결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적자가 지속되면 선수 연봉 지급 능력이 떨어지고, 우수 인재가 더 나은 처우를 찾아 해외로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된다. 이미 LCK 출신 선수들이 중국 LPL과 북미 LCS로 이적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경기력 경쟁력이 수익 구조 취약성으로 인해 서서히 잠식될 수 있다는 뜻이다.

팀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구조 개선을 요구한 것은 개별 경영 문제가 아니라 리그 생태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신호였다. 중계권 수익 배분 재설계, 굿즈 수익의 팀 귀속 비율 확대, 글로벌 팬덤을 겨냥한 디지털 수익 모델 구축. 이 세 가지는 선택지가 아니라 LCK가 현재의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조건에 가깝다.

세계 최강의 리그가 재정적으로 가장 취약한 리그이기도 하다는 역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트로피는 늘어나도 팀은 줄어드는 미래를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