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실시한 소비자 행동 실험에서 온라인 쇼핑·배달·숙박 예약 등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들의 구매 행태가 검색 결과 순위에 극도로 의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구매의 51.7%가 검색 상위 5개 상품에 집중됐으며, 94.6%의 소비자가 첫 페이지 내에서 구매를 완료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3,072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 가상 환경에서 진행됐다. 연구팀은 두 차례의 쇼핑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는데, 첫 번째는 알고리즘 조작 없는 순환경에서, 두 번째는 자사 상품 우대 조작을 적용한 환경에서 진행했다. 특히 1회차에서 하위권에 있던 상품을 2회차에서 10% 비싸진 가격으로 검색 상단에 배치했을 때, 해당 상품의 구매율이 1%에서 35%로 급증하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들은 플랫폼이 제시하는 검색 순위를 상품의 품질 지표로 오인하는 경향이 강했다. 기본 정렬순서를 변경한 소비자는 25.2%에 불과했고, 필터 기능을 사용한 소비자는 16.2%에 그쳤다. 흥미로운 점은 더 비싼 자사 우대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오히려 만족도를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자사 우대 상품을 식별하도록 표시하는 라벨과 정렬 기준을 공시하는 방안은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라벨은 오히려 해당 상품 구매율을 4.5%포인트 더 끌어올렸으며, 정렬 기준 공시는 실제로 확인하는 소비자가 10.7%에 불과해 대다수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다만 공시를 실제 확인한 소수 집단에서는 자사 우대 상품 구매율이 18.4%포인트 하락하는 결과도 나타났다.
공정위는 「알고리즘의 효율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소비자 선택의 편향 가능성을 어떻게 견제할지」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플랫폼의 알고리즘 기반 자사 우대 행위가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한 공정위 최초의 실험 연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