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한 마리를 2만 원에 팔면, 배달앱에 내야 할 수수료는 1,960원이다. 거기에 배달대행비, 포장재, 재료비, 임대료를 빼고 나면 사장 손에 남는 돈은 얼마인가. 2024년 8월 9일, 배달의민족이 중개 수수료율을 기존 6.8%에서 9.8%로 3%포인트 올리면서 이 계산법은 더 가혹해졌다.
우아한형제들은 같은 해 7월 10일 요금 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인상 폭 자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타이밍이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시기에, 대형 플랫폼이 자사 수익 구조를 개선하면서 그 비용을 입점 업체에 전가한 셈이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선택지는 사실상 없었다. 배달의민족의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업계 추산으로 60%를 웃돈다. 떠나고 싶어도 갈 곳이 없는 구조다.
독과점이 만든 수수료 협상 불능 구조
배달앱 시장은 진입 초기부터 '선점 효과'가 절대적인 네트워크 산업이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가맹점이 늘고, 가맹점이 많을수록 이용자가 몰리는 양면 시장의 특성상, 후발 주자가 기존 강자를 뒤집기란 극히 어렵다. 요기요와 쿠팡이츠가 경쟁하고 있지만, 세 플랫폼의 시장 합산 점유율 자체가 사실상 100%에 가깝다. 결국 자영업자는 세 곳 모두에 입점하거나, 수수료를 감수하고 남느냐를 택해야 한다. 협상력은 처음부터 비대칭이다.
수수료 구조도 단순하지 않다. 중개 수수료 외에 광고비(울트라콜·오픈리스트 등)를 별도 지출해야 노출 순위가 올라간다. 결제 수수료, 배달대행비까지 더하면 실질 비용 부담률은 중개 수수료율을 훨씬 초과한다는 게 소상공인 단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플랫폼이 공시하는 수수료율이 실제 체감 비용을 가리는 구조인 셈이다.
해외 규제 사례가 던지는 시사점
미국 뉴욕시는 코로나19 기간 배달앱 수수료 상한을 15%로 묶은 뒤, 이후 영구 조례로 전환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영국 일부 지자체도 유사한 상한제를 검토하거나 시행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시장에 맡기면 해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정책의 출발점이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독과점 규제 강화를 논의해왔고, 국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관련 입법이 수차례 추진됐다. 그러나 입법은 번번이 지지부진했다. 플랫폼 기업의 혁신 논리와 규제 반발이 번갈아 제동을 걸었다. 그 사이 수수료 인상은 현실이 됐고, 자영업자의 마진은 더 얇아졌다.
상생의 조건 — '자율'이냐 '규제'냐
플랫폼 기업들은 상생 펀드 조성, 소상공인 교육 지원, 광고비 환급 프로그램 등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고, 근본적인 수수료 구조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수수료를 3%포인트 올리면서 몇백억 원 규모의 상생 펀드를 내놓는 것은 수학적으로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 대안으로 거론되는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수수료 상한제 법제화. 둘째, 플랫폼 알고리즘 투명성 의무화를 통해 광고비 없이도 공정 노출이 가능하도록 구조 개편. 셋째, 공공 배달앱 또는 협동조합형 플랫폼을 통한 대안 생태계 육성이다. 서울·경기 등 일부 지자체가 공공 배달앱을 운영했지만, 이용자 확보에 실패하며 축소된 전례가 있다. 규모의 경제 없이는 플랫폼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현실의 벽이다.
9.8%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 시장의 균형을 보여준다. 플랫폼이 인상을 결정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협상 테이블이 기울어져 있다는 증거다. 규제가 없는 곳에서 독과점 기업이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낮출 유인은 없다. 입법의 속도가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그 간격을 메우는 것은 자영업자의 마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