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모양의 로봇이 주목받으면서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가 혼용되고 있지만, 두 개념은 엄연히 다르다.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비슷한 외형과 신체 구조를 지닌 로봇의 형태를 설명하는 반면, 피지컬 AI는 기계가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해 행동하는 능력을 나타낸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머리와 몸통, 두 팔과 두 다리를 갖추고 사람처럼 걷거나 물건을 집는 형태를 의미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테슬라의 '옵티머스', 피규어AI의 '피규어' 등이 대표 사례다. 다만 사람처럼 생겼다고 해서 반드시 지능이 높은 것은 아니다.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거나 원격 조종되는 로봇도 외형이 인간형이면 휴머노이드로 분류된다.

이와 달리 피지컬 AI는 AI가 컴퓨터 화면을 벗어나 현실 세계에서 직접 작동하는 기술을 뜻한다. 카메라와 센서로 환경을 파악하고, 물체와 사람의 위치를 이해한 뒤 행동을 판단해 기계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로봇에게 「책상 위의 컵을 주방으로 옮겨줘」라고 지시하면, 로봇은 위치를 파악하고 경로를 계산해 장애물을 피해 운반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도 도로와 보행자를 인식하고 주행 방향을 판단한다는 점에서 피지컬 AI의 사례다.

피지컬 AI가 적용되는 기계가 모두 휴머노이드인 것은 아니며,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의 관계는 스마트폰(하드웨어)과 소프트웨어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에 피지컬 AI를 탑재하면 생활 공간에서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지능형 로봇이 된다.

빅테크 기업들이 인간형 로봇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건물과 작업장이 인간의 신체 구조에 맞춰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유사한 체격과 팔 동작 범위를 가진 로봇이면 기존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변경하지 않고도 인간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 다만 자연스러운 보행, 균형 유지, 정교한 손가락 조작은 여전히 기술적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