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미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엄태균 과장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는 4천378개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3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2천700개의 신규 데이터센터가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자본지출로 인해 AI 관련 부문은 지난해 1∼3분기 성장률을 약 1%포인트 높였으며, 이 기간 경제 성장의 약 39%를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고서는 에이전트형 AI 확산으로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고가의 특화 장비와 전력시설 확충으로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관련 투자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기술 진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AI 반도체 칩과 서버는 발열 문제와 신제품 성능 개선으로 인해 경제적 수명이 2∼3년에 불과해 주기적인 장비 업그레이드와 교체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한편 AI 인프라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모신용 중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나, AI 수요 둔화나 수익화 지연 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전력공급, 하드웨어 공급망, 규제환경 등이 향후 AI 인프라 투자 규모와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AI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전력 요금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전력 요금 인상에 따른 가계 실질소득 감소가 소비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타깃형 정책 도입 등 관련 경제 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