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병 치료용 유전자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승인의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특히 이 약물을 거부한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의 퇴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FDA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당시 거부 결정을 「정말 악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네덜란드 제약사 유니큐어(UniQure)가 개발한 AMT-130은 중년에 발병하는 헌팅턴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일회성 치료제다. 헌팅턴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파괴되는 유전질환으로, 현재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으며 환자 대다수는 50대에서 60대에 사망한다. 초기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AMT-130은 질병 진행을 최대 75퍼센트까지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자와 옹호 단체들은 이 약물의 개발 과정을 주목해왔다.
2024년 FDA는 유니큐어에 위약 대조군 없이 가속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유전자치료 분야의 FDA 최고 규제 담당자였던 비나이 프라사드(Vinay Prasad)의 임기 중 FDA는 이 합의를 뒤집고 위약 대조군으로서 모의 수술 시행을 강요했다. AMT-130의 투여는 10~12시간의 뇌수술을 필요로 하므로, 위약 대조군 도입 시 대조군 환자들은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실제 수술과 유사한 시술을 받아야 한다는 윤리적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니큐어는 대신 치료받지 않은 외부 환자들을 대조군으로 사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당시 FDA가 이를 승인했다고 믿었다. 프라사드 당시 담당자의 입장 변화로 이 계획은 무산되었으나, 최근 트럼프 관료들의 퇴출로 헌팅턴병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다시 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