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거대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마비라는 복합적 악재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당위적인 조치다. 본지는 이번 비상체계 가동을 적극 지지하며, 이것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금융·산업·외교를 아우르는 강력한 컨트롤타워로서 실질적인 위기 돌파구를 마련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즉각적인 위협은 단연 에너지발 충격이다. 정부 및 관련 업계 자료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72.5달러 선에서 지난 3월 12일 100달러를 돌파하며 약 41% 급등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으로서는 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제조업 전반의 생산 비용을 끌어올려 수출 경쟁력을 극도로 약화시키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유가 변동성을 예의주시하며 비상 방출 등 선제적 수급 안정 대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해상 물류망마저 마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 노선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SCFI)는 3월 초 기준으로 전주 대비 무려 72.3% 폭등하며 수출 기업들의 목을 죄고 있다. 물류비 상승과 운송 지연은 반도체, 자동차 등 우리 핵심 수출 산업의 납기 지연과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정부는 국적선사 투입 확대와 대체 우회 항로 확보 등 물류 대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

이번 위기는 개별 부처의 단편적인 대응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 성격을 띠고 있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 실물 산업의 타격, 그리고 지정학적 갈등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관계 부처는 칸막이를 허물고 실시간 정보 공유와 일관된 정책 집행에 나서야 한다. 외교적 채널을 총동원해 중동 현지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시장 안정화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대응의 성패는 준비의 깊이에 달려 있다. 정부는 현 상황을 전시에 준하는 경제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중소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 등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범정부 비상대응체계가 대한민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되기를 기대하며, 정부의 단호하고도 신속한 총력 대응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