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일극 체제는 과연 권력의 완성일까, 아니면 위기의 전조일까. 정치권 안팎에서는 거대 야당을 완전히 장악한 이재명 대표의 독주를 두고 대권 가도의 탄탄대로가 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견이 사라진 정당은 가장 취약한 순간에 무너지곤 했다. 지금의 일극 체제는 이 대표에게 절대적 권력을 쥐여주었지만, 동시에 모든 실패의 책임을 홀로 짊어져야 하는 외줄 타기와 같다.
현재 야당 내부에서 이 대표의 영향력은 견제 장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공고하다.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은 대여 투쟁력을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지만, 정당 민주주의의 핵심인 다양성을 실종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내부의 쓴소리가 사라진 정치는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지 몰라도, 외부의 거센 파도가 몰아칠 때 완충지대 없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결국 독주는 독단으로 흐르기 쉽고, 이는 중도층 외연 확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이 대표가 그리는 최종 목적지는 명확하다. 향후 대선에서 승리해 선거 다음 날 오전 6시 21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 의결과 동시에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고,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식을 갖는 그 순간일 것이다. 그러나 당권을 장악하는 것과 대권을 거머쥐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방정식이다. 당내 선거는 결집력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본선은 포용력과 확장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금처럼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치는 본선의 문턱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결국 이재명 일극 체제의 성패는 '자제와 공존'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자신을 향한 반대 목소리를 포용하고, 야권 내 다양한 세력을 아우르는 통합의 정치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일극 체제는 대권 가도의 디딤돌이 아닌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견고해 보이는 성벽일수록 작은 균열에 쉽게 무너지는 법이다.
정치인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까지 대변할 때 비로소 국가 지도자의 반열에 오른다. 거대 야당을 한 손에 쥔 이 대표가 보여주어야 할 것은 힘의 과시가 아니라, 그 힘을 내려놓고 타협할 줄 아는 유연함이다. 독주의 시험대에 선 그가 과연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확장된 리더십을 증명할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