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전문 매체가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 7일의 일이다. 이유는 뻔하다. 관리가 불가능한 수준의 혐오 표현과 인신공격이 댓글창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선수를 향한 욕설, 외모 비하, 가족에 대한 공격. 경기 결과보다 더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악성 댓글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물어야 한다. 댓글 창구를 닫는 것이 해법인가. 아니면 문제를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 넣는 것인가.
대중문화계와 스포츠계 종사자들이 악플로 입는 피해는 '기분 나쁜 정도'가 아니다. 반복적이고 집요한 사이버 불링은 실제로 창작 활동을 중단시킨다. 공연을 취소하고, SNS 계정을 닫고, 결국 무대에서 사라지는 이들이 생긴다. 이것은 개인의 심리적 고통을 넘어 문화 산업 전체의 손실이다. 재능 있는 창작자 한 명이 익명의 폭력 앞에 소진될 때, 그가 만들어냈을 작품들도 함께 사라진다.
익명성이 문제의 핵심이다. 얼굴 없이 던지는 돌은 책임도 없다. 플랫폼들은 오랫동안 이 구조를 방치했다. 댓글은 트래픽을 만들고, 트래픽은 광고 수익을 낳는다. 악플도 클릭이고, 클릭은 돈이다. 이 불편한 등식을 플랫폼 스스로 깨지 않는 한, 댓글창 폐쇄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불을 끄는 게 아니라 커튼을 치는 것이다.
사법 당국의 대응도 현실과 괴리가 있다.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처벌받는 사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피해자가 직접 수사를 의뢰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오랜 법적 절차를 버텨내야 한다. 악플러는 수십 개의 계정을 쓰고, 피해자는 혼자 싸운다. 구조적으로 비대칭이다. BTS, 블랙핑크, 지드래곤이 일본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하며 K팝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동안, 그 주인공들이 국내에서 익명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를 넘어 수치에 가깝다.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다. 반복적 악성 댓글 계정에 대한 자동 탐지와 즉각 정지, AI 기반 혐오 표현 필터링, 피해자 신고 즉시 임시 삭제 조치. 기술이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니다. 의지의 문제다. 광고 수익 모델이 트래픽에 종속되어 있는 한, 플랫폼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입법이 나서야 한다. 플랫폼에 실효적인 모니터링 의무와 피해 구제 책임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창작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생태계는 결국 창작자를 잃는다. 댓글창을 닫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닫힌 창 너머에서 악플은 다른 경로를 찾아 이동할 뿐이다. 문제는 플랫폼의 책임 회피 구조이고, 해법은 그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그 변화가 자율로 오지 않는다면, 강제로 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