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을 선정했다. 반도체 산업,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전환이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규 원전 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회의에서 영덕군을 1.4GW급 대형 원전 2기의 건설지로 선정했다. 해당 부지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천지원전으로 추진됐던 곳으로, 기존 지질조사와 환경영향평가가 상당 부분 완료돼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장군은 0.7GW급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지로 결정됐으며, 이곳은 기존 고리원자력본부 인근으로 송전망 등 기반 설비가 갖춰진 곳이다.

정부의 원전 정책 기조 변화는 뚜렷하다. 취임 초기 이재명 대통령이 「원전 지을 데가 없다」고 언급하며 신규 원전 건설에 회의적이었으나, 1월 원전 건설 확정을 발표했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할 현실적 방안이 원전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40년 최대 전력 수요는 138.2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11차 계획 대비 8.9GW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업계와 학계는 더욱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 등 관련 학회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대형 원전 20기와 소형모듈원전 12기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전 비중을 50%로 높일 경우 대형 원전 34기와 소형모듈원전 20기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러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공존 가능성, 과도한 전력 수요 전망, 동남권으로의 원전 밀집화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최근 전력 수요 예측이 「구조 변화와 수요 둔화 속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원전 출력제어가 37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송전망 확충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