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0명을 뽑으려 했는데 절반도 안 왔다. 2024년 육군 부사관 선발에서 실제 획득률은 42%에 그쳤다. 2020년 95%였던 충원율이 불과 4년 만에 반 토막 난 것이다. 군 작전의 실질적 허리인 부사관이 이 속도로 빠져나가면, 훈련도 안보도 수치로는 유지되지 않는다.
역설적인 장면이 있다. 같은 기간 병사 월급은 가파르게 올랐다. 2022년 이병 기준 51만 원이던 봉급은 2025년 현재 80만 원을 넘어섰고, 정치권의 '병사 봉급 200만 원' 공약이 경쟁처럼 등장했다. 표가 되는 병사는 챙기고, 표가 되지 않는 간부는 뒤로 밀렸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국방 인사 정책의 민낯이다.
초급간부, 즉 소위·중위·하사·중사 계급대는 군 전투력의 실질적 생산 단위다. 이들은 병사를 직접 훈련시키고, 야간 경계를 서고, 유사시 소대와 분대를 이끈다. 그런데 이 계층의 처우는 병사 봉급이 오르는 동안 상대적으로 제자리였다. 병사와의 임금 격차가 줄어들수록 간부직의 매력은 떨어진다. 위험과 책임은 훨씬 크고, 복무 기간은 비교할 수 없이 길다. 그런데 손에 쥐는 돈의 차이가 좁아진다면 누가 자원하겠는가.
군 복무 환경도 발목을 잡는다. 초급간부는 부대 내 행정 잡무와 민원성 업무까지 떠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꾸준히 나온다. 장기복무 선발 경쟁은 치열한데, 선발이 안 되면 전역 후 취업 시장에서 경력으로 인정받기도 어렵다. 들어오는 입구는 좁고, 나가는 출구에는 아무것도 없는 구조다. 청년들이 외면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문제는 이 공백이 단순한 인력 부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사관 한 명이 빠지면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남은 간부들이 초과 근무를 떠안는다. 훈련 질이 떨어지고, 남은 이들의 소진이 빨라지며, 결국 추가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충원율 42%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부대에서는 소대장 없이 소대가 돌아가고, 분대장 없이 경계 근무가 편성된다는 뜻이다.
정치적 시선은 늘 병사를 향한다. 병사 봉급 인상은 청년 표심과 직결되고, 언론도 반긴다. 반면 초급간부 처우 개선은 수혜 대상이 소수이고, 예산 논의로 이어지면 복잡해진다. 그러나 국방은 인기투표가 아니다. 병사를 훈련시킬 간부가 없으면, 아무리 높은 봉급을 받는 병사도 전투력이 되지 못한다.
한반도 안보 환경은 지금 이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초급간부 충원율이 42%라는 숫자를 안보 위협 앞에서 다시 읽어보라. 군복을 입힐 사람조차 구하지 못하는 나라가 억지력을 말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지금 누구도 제대로 답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