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명. 2024년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초기 6개월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산되는 초과 사망자 수다. 하루 평균 열여섯 명꼴이다. 응급실 뺑뺑이, 수술 지연, 중증 병상 부족 — 이 숫자들은 정책 실패의 통계가 아니라, 각자의 이름과 가족이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본지는 정부와 의료계가 조건을 내려놓고 지금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골든타임은 환자에게만 있는 말이 아니다. 의료 시스템을 되살릴 시간도 무한하지 않다.

첫째, 의료 공백은 이미 구조적 위기로 진입했다.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면서 수련병원의 진료 체계는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 붕괴 직전의 양상을 보인다. 중증·응급 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줄고, 남은 의료진은 한계를 넘는 업무에 내몰리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회복 가능한 손상을 넘어 의료 생태계 자체가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 변형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가 의료계 안팎에서 나온다. 지금의 공백이 5년, 10년 뒤 의사 인력 공급 체계까지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둘째, 어느 쪽의 '선결 조건'도 지금은 사치다. 정부는 정책 원칙을 앞세우고, 의료계는 전제 조건을 내건다. 그 사이 환자는 기다린다. 협상이란 원래 불편한 자리다. 자신의 논리가 100% 관철되는 대화는 협상이 아니라 항복 요구다. 양측 모두 국민 건강이라는 공동의 책임 앞에서, 지금 당장 조건 없이 마주 앉아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양보가 아니라, 최소한의 책무다.

셋째, 국민의 신뢰는 복구에 시간이 걸린다. 응급실을 찾았다가 빈 병상 앞에 되돌아선 경험, 수술 날짜를 기약 없이 기다리는 불안 — 이것들이 쌓이면 사람들은 의료 시스템 자체를 믿지 않게 된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되살리는 데는 위기를 만드는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의 신호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그 회복의 시계는 조금 빠르게 돌기 시작할 수 있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의대 정원 문제, 수련 환경 개선, 필수의료 지원책 — 논의해야 할 의제는 이미 모두가 안다. 부족한 것은 의제가 아니라 의지다. 대화의 공은 이미 오래전에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골든타임은 흘러가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 둘 중 어느 쪽도 그 시간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