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방큰돌고래가 법인격을 갖춘 생태적 주체로서 법적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생태법인 제도 도입을 추진해온 위성곤 전 국회의원이 민선 9기 제주도지사로 당선되면서 그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관련 법안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생태법인은 기업에 법인격을 부여하듯 생태적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이나 동식물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렇게 지정되면 후견인이나 관리인을 통해 서식지 보전, 환경 훼손 중단, 복원 조치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제주 연안에만 약 120마리가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가 가장 먼저 대상으로 거론됐다.
제주 사회의 돌고래 보호 논의는 2011년 불법 포획 사건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불법으로 포획되어 수족관 공연에 동원됐던 '제돌이' 등이 고향인 제주 바다로 방류되면서 돌고래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했다. 이후 선박 충돌, 어획물 혼획, 폐어구 피해 등 다양한 위협에 노출된 돌고래들의 생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민선 8기 오영훈 도지사 시절 2022년부터 생태법인 도입 가능성을 검토해온 제주도는 작년 12월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환경보호 제도와의 관계, 법체계 조화 여부, 지역 산업 영향 등을 이유로 올해 3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보류 처리됐다.
환경단체들은 기존 법 체계만으로는 남방큰돌고래 보호에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보호 체계 도입을 주장한다. 생태법인 제도가 오름, 곶자왈, 지하수 등 제주의 다른 자연유산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위성곤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현재 도의 생태법인 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