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년 6개월. 그 형기의 약 80%인 767일을 채운 뒤 가석방. 숫자만 보면 법 규정의 테두리 안이다. 그러나 법무부가 가석방 심사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한, 숫자는 설명이 아니라 결론일 뿐이다. 가수 김호중의 가석방 결정을 두고 사회 일각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는 바로 이 불투명성에서 비롯된다.
본지는 이번 사태를 유명인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가석방 심사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작동하는가에 있다. 세 가지 근거를 짚는다.
첫째, 가석방 심사 기준의 비공개가 불신을 키운다. 현행 형사소송법과 형집행법은 가석방의 기본 요건을 규정하지만, 심사위원회의 구체적인 채점 기준과 개별 심사 결과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이름이 알려진 수용자와 그렇지 않은 수용자 사이에 같은 기준이 적용되었는지 일반 국민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 투명하지 않은 절차는 결과가 옳더라도 의심을 부른다. 사법 신뢰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의 공정성 위에서 성립한다.
둘째, 피해 회복과 반성의 실질적 검증이 필요하다. 음주 뺑소니 사고 이후 도주한 정황, 이를 은폐하려 한 정황 등은 재판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가석방 심사에서 피해자 측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었는지, 진지한 반성과 실질적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는지는 심사의 정당성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 법무부가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한, 「형기의 80% 충족」이라는 요건 하나만으로 국민의 납득을 구하기는 어렵다.
셋째, 유명인 효과가 심사에 개입할 구조적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유명인은 수용 환경에서 교화 실적을 쌓기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모범 수용, 사회 기여 활동, 외부 관심이 심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면, 그 구조 자체가 불평등이다. 같은 죄목·같은 형기라도 이름 없는 수용자가 더 오래 갇히는 결과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법 앞의 평등을 정면으로 훼손한다.
법무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가석방 심사 기준을 표준화하고 그 결과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는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개인 신상 보호와 충돌하는 부분은 익명화하되, 적용된 평가 항목과 배점, 심사위원 구성만이라도 공개하면 투명성은 크게 높아진다. 국회 역시 가석방 심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입법적 장치를 검토할 때가 됐다.
법은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거나 같은 무게로 작동해야 한다. 그 당연한 원칙이 당연하게 보이지 않는 순간, 사법 정의는 이미 균열을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