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이 김건희 여사의 알선수재 혐의를 판단하면서 그가 고가 금품을 받을 때 상대방의 청탁을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호응했다고 지적했다. 조순표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김 여사가 일부 청탁의 실현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2022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앤코 브로치를 받은 후 직접 「회사에 도와드릴 것은 없느냐」고 물었다. 재판부는 이를 「단순한 사교적 대화를 넘어 공여자가 기대하는 원조 내용을 확인하려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이 회장이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인사를 청탁하자 김 여사는 박 변호사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를 마친 후 직접 전화해 격려했고, 이후 박 변호사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금거북이를 선물받으며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을 청탁받은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알겠다」는 취지로 응답하며 청탁을 수용했다고 판단했다. 로봇개 사업가 서모씨로부터 바쉐론콘스탄틴 시계를 받은 후에도 김 여사는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서씨에게 「다른 것은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으니 이건 그만해라」는 취지로 전화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공천 청탁 관련해서는 더욱 구체적인 개입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당 지도부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김상민 검사를 막았다」고 진술했으며, 정가에서는 김 여사가 「특정인을 배후에서 밀고 있다」는 말이 일관되게 나왔다고 재판부는 기록했다.

최재영 목사로부터 샤넬 향수와 화장품 세트를 받으며 청탁을 받았을 때도 김 여사는 「시간 내 강의 만들어보겠습니다」라며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재판부는 「최 목사의 구체적인 청탁에 대해 단순히 수동적으로 청취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