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에서 드론 작전에 쓰이는 광섬유 케이블이 야생동물의 둥지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3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도네츠크, 하르키우, 자포리자 등 1천200㎞에 달하는 전선 지역에서 마른 풀과 광케이블을 함께 엮어 만든 새 둥지가 연이어 발견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은 상대방의 전파 교란을 차단하기 위해 광섬유 드론을 광범위하게 배치해왔다. 초박형 광케이블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최대 20㎞ 거리에서 드론을 조종하는 것이다. 장기화된 전쟁으로 인해 전선 곳곳에는 엉켜있는 광섬유 케이블이 대낮에 햇빛에 반짝이는 이색적인 경관을 만들어냈다.
새들은 이 케이블을 천연 재료와 섞어 더욱 견고한 둥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긍정과 부정의 영향이 공존할 것으로 분석했다. 새들이 케이블에 얽혀 신체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반면, 구조적으로 더 튼튼한 둥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발견된 둥지 일부는 키이우 전쟁박물관에 소장되고 있으며, 네덜란드 연구진들은 추가 학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인공 둥지 연구 전문가인 네덜란드 생물학자 아우커 플로리안 히임스트라는 「이 둥지들을 기록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자연 생태계에 전쟁이 얼마나 깊은 흔적을 남겼는지를 함께 기록하는 의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