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무관세 수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는 가운데, 한국은 정부 간 협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산업통상부는 EU 집행위원회가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신 철강 조치에서 한국의 쿼터 감소율을 19.7%로 제한해 EU 전체 46% 삭감의 약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EU의 연간 무관세 철강 수입 물량은 기존 3천382만 톤에서 1천835만 톤으로 줄어든다. 이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는 현행 25%보다 2배 높은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한국은 이 같은 구조 속에서 207.3만 톤의 전용 국가 쿼터를 확보했으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서 147.5만 톤의 공용 쿼터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EU로의 한국산 철강 수출은 324만 톤으로 아세안에 이어 두 번째 규모였다.

산업부는 제네바 실무협상과 브뤼셀 고위급 협상을 병행하며 한국의 입장을 적극 전달했다. EU와의 최초 아시아 FTA 체결국이라는 점과 반덤핑 관세 부과 이력이 없는 「굿 플레이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산 고품질 철강이 EU 현지 자동차·배터리 공장의 필수 원자재로 공급망과 지역 고용을 지탱한다는 논리로 EU를 압박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상 차원에서 철강 이슈를 정식 의제로 직접 제기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협상 막판에 한-EU 정상회담이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협상 임박 시점에 개최된 정상회담이 EU 측의 이해도를 높이고 실질적 협상 진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산업부는 향후 주요국의 수입 규제 강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통상 대응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