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에 따라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절충안에 합의했다. AFP통신 등 외신은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회원국 협상단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새벽, 미국과 지난해 체결한 일명 '턴베리 합의' 이행을 위한 막판 조율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7월 4일까지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지 2주 만에 이뤄졌다. EU와 미국은 작년 7월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EU산 물품에 적용되는 상호 관세를 3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EU가 7,500억 달러(약 1,311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와 군사장비를 구매하고, 미국이 EU에 6,000억 달러(약 1,049조 원)를 추가 투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무역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그러나 합의 내용의 불공평성 지적과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 위협, 미국 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 등으로 유럽의회와 회원국의 승인이 지연되어 왔다.

새롭게 합의된 절충안에는 EU 집행위원회가 미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거나 EU 경제 주체를 차별하여 무역·투자를 방해할 경우 협정 중단 절차를 발동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또한,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이 현행 50%인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올해 연말까지 인하하지 않으면 의회나 회원국의 요청에 따라 합의 이행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합의가 자동 만료되는 일몰기한은 기존 2028년 3월에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이후인 2029년 12월로 연장되었다. 유럽의회는 미국이 EU 회원국의 영토 주권을 위협할 경우 무역합의를 무효로 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는 무역과 무관한 사안이라는 회원국들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번 절충안은 다음 달 중순 유럽의회 의결을 다시 받아야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