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이 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이날 아침 6시부터 시작된 운구 행렬에는 수십만의 이란 시민들이 검은 옷을 입고 참여했으며, 주요 도로들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관이 실린 대형 트럭은 테헤란 시내를 관통해 남부의 아자디 광장으로 향했다.

현장의 분위기는 종교적 애도와 정치적 메시지가 결합된 모습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이란 국기와 붉은 깃발을 흔들었으며, '복수'를 다짐하는 손팻말을 들었다. 영어로 'Kill Trump', 'Kill Bibi', 'Revenge'라는 글귀가 적힌 팻말도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은 "그들은 우리의 지도자를 죽였는데 왜 우리는 그들의 지도자를 죽이지 못하느냐"고 주장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 유력 성직자들도 행렬에 동참했다.

테헤란 시 당국은 소방차를 동원해 대기 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시민 안전을 유지하려 했다. 운구차는 인파 밀집으로 예정보다 1~2시간 지연되어 약 7시간 만에 아자디 광장에 도착했다. 약 10km의 도로 구간에는 군용차량과 무장 병력이 배치되었으며, 이란 당국은 4~6일을 임시 휴일로 선포하고 테헤란 지하철역을 부분 폐쇄했다.

아자디 광장의 영결식에서는 시아파 종교 전통이 강조되었다. 광장에 마련된 디스플레이에는 검은색의 대형 범선이 전시되었는데, 이는 시아파에서 숭상하는 이맘 후세인을 나타내는 상징물이었다. 붉은 돛에는 이맘 후세인과 함께 카르발라 전투에서 숨진 부하 10여명의 이름이 적혔다. 이란 당국은 하메네이의 죽음을 이맘 후세인의 순교 서사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종교적 숭모를 강조했다. 아울러 후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을 함께 전시해 차기 지도자에 대한 국민적 충성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란 국영방송은 '저항과 진실, 올바름'이라는 표현으로 하메네이를 추도했다. 이후 유해는 7일 테헤란에서 약 150km 떨어진 종교도시 곰으로 운구되며, 8일 이라크 카르발라로 옮겨진다. 9일에는 이란 북동부 시아파 성지이자 하메네이의 고향인 마슈하드로 최종 운구되어 장례식이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