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반, 대학 구내식당 앞에 줄이 선다. 천 원짜리 한 장을 내면 따뜻한 밥 한 끼가 나온다. 학생들은 웃고, 정치인들은 박수를 친다. 그런데 이 장면 뒤에서 조용히 불어나는 숫자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천원의 아침밥' 사업 예산은 2021년 4억 4,500만 원에서 2026년 111억 2,600만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5년 만에 약 25배다.

이 수치 앞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다. 우리는 지금 복지를 설계하고 있는가, 아니면 인기를 구매하고 있는가.

사업 자체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밥값이 무서워 아침을 굶는 대학생이 실재한다.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하루를 버티다 결국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는 현실도 통계 밖에 있을 뿐 사라진 게 아니다. 천 원의 밥 한 끼가 그 간극을 메워준다면, 그 자체는 선한 정책이다. 문제는 선의만으로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구조를 보면 위태롭다. 정부가 단가 차액을 보전해주고, 대학이 일부를 부담하며, 학생은 천 원만 낸다. 참여 대학이 늘수록 예산은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한다. 재정 당국 입장에서는 '끊기도 어렵고 키우기도 부담스러운' 사업이 된다. 복지의 함정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한번 맛본 혜택은 거두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설계가 중요하다.

지속가능하려면 세 가지 축이 바뀌어야 한다. 첫째, 대상을 정교하게 좁혀야 한다. 지금처럼 모든 학생에게 열어두는 방식은 예산 효율이 낮다. 소득 분위 기준을 도입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학생에게 집중하면, 같은 예산으로 더 깊은 지원이 가능하다. 보편 복지냐 선별 복지냐는 오래된 논쟁이지만, 재정이 무한하지 않은 이상 선택과 집중은 피할 수 없다. 둘째, 재원 구조에 대학의 책임을 더 실질적으로 담아야 한다. 국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정권이 바뀌거나 예산 우선순위가 달라질 때 사업 전체가 흔들린다. 대학 발전기금, 기업 사회공헌, 동문 후원을 제도적으로 연결하는 매칭 펀드 구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셋째, 식단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 천 원에 맞추다 보면 원가 압박이 식재료 품질로 전가된다. 농림부가 이 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국내산 농산물 우선 사용 기준을 명문화하면 식품 안전과 농가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다.

'천원의 아침밥'이 진짜 복지로 뿌리내리려면, 좋은 이름 뒤에 단단한 구조가 있어야 한다. 예산이 25배 불어나는 동안 설계가 5배라도 정교해졌는지, 그게 지금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