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의 2025년 당기순손실이 8,268억 원에 달한다. 전년 7,241억 원보다 14.2% 불어난 수치다. 한 해 동안 지하철 한 노선을 새로 짓고도 남을 돈이 적자로 사라진다. 이 손실의 상당 부분을 무임승차 비용이 채운다. 그런데도 '65세 기준'은 3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본지는 무임승차 연령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지금이 그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첫째, 인구 구조가 이미 기준을 무너뜨렸다.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1,084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1%를 돌파했다. 유엔이 정한 '초고령사회' 기준(20%)을 넘어선 것이다. 65세 무임승차 제도가 설계되던 시절, 노인 인구는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도를 설계한 전제 자체가 바뀌었다. 수혜 대상이 4배 이상 늘었는데 기준선만 그대로라면, 그것은 원칙이 아니라 관성이다.

둘째, 재정 붕괴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과 광역시의 도시철도 운영 기관 대부분이 무임승차 손실을 자체 예산으로 메우며 버티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적자가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로 늘어나는 구조라면, 머지않아 시민 세금으로 감당해야 할 몫이 임계점을 넘는다. 요금 인상이나 서비스 감축이라는 고통은 결국 전 연령대 시민이 나눠 진다. 특정 세대의 복지 유지를 위해 다른 세대가 비용을 치르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셋째, '70세 기준'은 국제적으로도 낯설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은 연금 수급 연령을 65세에서 67~68세로 높이고 있으며, 노인 복지 기준선을 실질적인 건강 수명과 경제활동 가능 연령에 맞춰 조정하는 추세다. 한국의 65세 노인은 30년 전 65세와 체력도, 경제력도, 평균 여명도 다르다. 기준 연령이 '노인'의 실제 모습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는 단순한 복지 후퇴가 아니라 제도의 현실화다.

물론 70세 미만이더라도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층이 존재한다. 연령 기준 상향이 이들에게 이동권 부담으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 소득 연계형 지원이나 저소득 노인 대상 교통 바우처 같은 보완 장치를 병행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일률적 연령 기준을 높이되, 실질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계층을 더 정밀하게 가려내는 방향이 옳다.

30년 전 설계된 숫자 하나가 연간 수천억 원의 구멍을 만들고 있다. 지금 손대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훨씬 가혹한 방식으로 그 청구서를 받아 들게 된다. 기준을 바꾸는 것이 노인을 홀대하는 일이 아니다. 제도를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