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도적인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영국 런던에서 대규모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현지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앤트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는 최근 영국 수도에서 더 넓은 사무 공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으며, 코드 플랫폼 큐서(Cursor)도 올여름 런던에 본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글(Google)은 향후 몇 달 안에 킹스 크로스 지역에 새로 짓는 11층 건물로 팀을 이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 주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런던 내 인력 충원 및 캠퍼스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전기차 기업 리비안(Rivian)과 팔란티어(Palantir) 역시 2025년 하반기 런던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런던, AI 인재의 보고로 부상

이러한 움직임의 핵심 동인은 바로 '인재'다. 브리티시랜드(British Land)의 마이크 와이즈먼(Mike Wiseman)은 런던이 수년간 기술 생태계를 탄탄하게 구축해 왔으며, 국제적인 사업 확장을 원하는 기업에게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런던은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깊이 있는 최첨단 AI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Heidrick & Struggles)의 프레데릭 그루솔레스(Frederic Groussolles) 파트너는 딥마인드(DeepMind)의 투자와 주요 연구소, 대학들의 노력이 수십 년간 축적되어 AI 연구, 엔지니어링, 경영 리더십 분야에서 성숙한 인재 기반을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의 EMEA 북부 책임자인 핍 화이트(Pip White) 역시 런던 확장 발표 당시 "탁월한 AI 인재 풀"을 핵심 동인으로 꼽았다.

인프라 부족과 경쟁 심화 우려

풍부한 인재와 함께 런던은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로서 벤처 캐피털, 성장 투자, 기업 개발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의 대규모 기술 기업들의 런던 진출은 현지 스타트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높은 수준의 급여와 성과급, 의미 있는 업무 기회를 제공하며 인재 확보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런던의 기술 부문은 사무 공간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핵심 지역의 고품질 사무 공간 공급 부족 현상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업들의 급성장과 전통적인 금융 및 전문 서비스 기업들이 동일한 제한된 사무 공간을 두고 경쟁하면서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무 공간 외에도 직원들을 지원하고 급증하는 컴퓨팅 수요를 충족시킬 인프라 구축 속도가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