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3일 10% 안팎의 폭락을 기록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를 기업의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수급 변동성에 따른 일시적 조정으로 진단했다. 코스피는 이날 910.71포인트(9.99%) 하락한 8,203.84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권사 전문가들은 대외적 악재 없이 반도체와 인공지능 중심의 쏠림 현상에서 비롯된 차익실현이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박연주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일시적인 수급 요인이 하락폭을 키웠지만, AI 투자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 변화는 없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 이종형 리서치센터장도 「외부·거시경제 측면에서 명확한 기폭제가 보이지 않으며, 반도체 쏠림의 누적 부작용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급 측면의 신호들도 포착됐다. 하나증권 황승택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이달 들어 27조 2천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 예탁금도 139조 7천억원에서 129조 4천억원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마이크론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반도체의 호실적을 감안해 단기 비중 축소는 지양해야 하며, 분할 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