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공개한 쿠팡 관련 보고서에서 쿠팡 경영진이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조사를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23일 하원 법사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데이터 유출 사고 이후 한국 정부의 조사와 관련해 대통령이 관계 기관들에 쿠팡을 공격하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로저스 대표는 또 대통령과 총리가 쿠팡 폐업을 언급했으며, 정부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결론이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쿠팡이 한국 기업을 이기는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이러한 주장들이 법적 효력을 갖는 「데포지션(deposition)」이라는 비공개 증언 기록에 기초해 보고서에 기재됐다고 명시했다.

한국 정부는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미국 연방의회 보고서가 「일방적으로 쿠팡의 입장을 반영한 매우 부적절한 보고서」라고 비판하며, 아직 최종 보고서가 아닌 잠정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홍 수석은 또 「정당과 정치인이 유권자의 뜻을 외면하면 몰락하듯 기업도 마찬가지」라며 쿠팡의 행태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문서와 증언을 근거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행정부도 한국 정부가 쿠팡을 의도적으로 겨냥했다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한미 통상 및 외교 현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