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막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54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방위산업 계약 계획을 공개했다. 북미와 유럽의 방산업체들이 손을 맞잡고 차세대 군사 역량을 구축하는 '메이드 인 나토'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유럽연합이 추진 중인 '메이드 인 유럽' 전략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 EU는 방산 정책에서 역내 기업 우선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총 규모 1천500억 유로에 달하는 EU의 무기 공동구매 대출제도인 세이프(SAFE)는 구매 무기에 포함되는 역외 부품 비중을 35% 이하로 제한하도록 설정했으며, 우크라이나 지원 900억 유로 대출에서도 비(非)EU산 군사 장비 구매에 제약을 두고 있다.
EU의 한 고위 당국자는 '유럽 납세자들이 투자 보상을 기대하므로 EU 자금은 EU에서 생산된 무기에 우선 사용되는 게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나토 당국자는 '현재 대서양 양쪽 모두 수요를 충당할 만큼 충분한 생산 역량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양측의 모든 산업 역량을 활용해 신속하게 무기를 조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독일마샬기금의 댄 클라이먼 수석부회장은 '두 전략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절충점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나토 회원국인 만큼 나토의 무기 생산이 상당 부분 EU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한편 발트 3국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러시아 위협 대처를 위해 미국 등에서 즉시 운용 가능한 무기 구매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