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김태성 교수팀이 기하학적으로 설계된 주름 구조를 이용한 광학 보안 필름을 개발했다. 평상시에는 투명하지만 필름을 구부렸을 때 숨겨진 이미지가 나타나는 원리를 활용한 것으로, 지난달 25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필름의 표면 미세구조인 주름이 빛을 반사하거나 회절시키는 구조색 현상을 이용한다. 연구팀은 표면의 주름층 일부를 원형으로 비워내는 기술을 개발해 직선 주름과 방향이 다른 곡선 주름을 함께 만들었다. 직선 주름이 있는 먼 곳과 달리 원형 공간을 중심으로 모인 주름들이 여러 각도로 발산하면서 입사광을 다양한 방향으로 회절시킨다.

실험 결과 이 필름은 가시광선 영역의 모든 색을 나타내는 데 약 7도의 각도 변화만 필요했다. 기존 직선형 주름 필름은 같은 효과를 위해 약 30도 정도 각도를 바꿔야 했다. 연구팀이 제작한 앵무새 보안 필름은 0도에서 90도까지 회전하는 동안 내내 이미지와 구조색이 관찰되는 특성을 보였다.

필름의 내구성도 확인됐다. 500차례 반복해서 구부린 후에도 같은 방향 주름과 구조색 반응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주름의 갈라짐과 끝나는 위치가 제품마다 미세하게 다르므로 개별 광학 지문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김태성 교수는 「화폐, 신분증, 고가 제품과 의약품 포장의 위조 방지 표식뿐 아니라 작은 움직임으로 색을 감지하는 광학 센서와 유연 디스플레이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과 UNIST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