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잠자리들이 짝짓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공중 '도그파이트(dogfight)'가 사냥할 때와는 전혀 다른 비행 전술을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왕립학회 산하 인터페이스 저널에 게재된 논문은 이러한 행동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규칙에 의해 움직인다고 결론지었다. 구체적으로는 수컷 잠자리들이 전술적 우위 위치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으로, 이는 인간 전투기 조종사의 전술과 정확히 일치한다.

연구팀은 트리테미스 아우로라(Trithemis Aurora) 종의 잠자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종은 수컷들이 강한 영역 의식을 보이며 한 개의 연못 주변에 여러 마리가 모여 자신의 앉을 자리를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암적색 몸체로 추적이 용이했다. 연구팀은 동기화된 셔터를 갖춘 두 대의 카메라로 잠자리의 상호작용을 칼라와 흑백으로 촬영해 102개의 수컷 짝 비행 궤적을 3차원으로 재구성했고, 비교 대상으로 먹이를 잡는 9개의 궤적도 함께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사냥할 때 잠자리들은 먹이 아래에서 접근해 하늘을 배경으로 먹이를 실루엣처럼 본다. 반면 영역 싸움 중인 수컷들은 훨씬 복잡하게 구부러진 궤적을 그리며 식생과 지면을 배경으로 한다. 사냥과 영역 방어에서 사용하는 규칙이 서로 다르다는 증거다.

이번 연구 결과는 드론 기술 발전에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한 시각 기반 유도 시스템만으로도 복잡한 계산 없이 자율적으로 항법할 수 있는 더 똑똑한 드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