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총재는 목표치를 초과하는 물가 상승률, 국내 경제 성장 개선, 금융안정 위험 증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에 보낸 신호로 해석된다.
물가 상황과 경제 펀더멘털을 살펴보면 인상의 근거가 분명하다. 신 총재에 따르면 상반기 국제유가 인상이 소비자 물가 상승을 견인했으며, 중동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축적된 원가 상승 요인과 경기 회복에 따른 구매력 확대로 인해 물가 상승 추세가 장기간 높은 대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반도체 시장의 강한 실적과 유가 부담 경감으로 국내 경제의 안정적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 조건 개선으로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크게 높아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 총재는 금융 불균형 증가 위험도 지적했다.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확대가 불안 요인이라는 진단이다. 0.50%포인트의 '빅스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일반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환율 전망에서는 원화의 장기적 강세 전환 가능성을 제시했다. 신 총재는 현재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초중반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누적을 감안하면 원화가 강세로 전환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매도 확대가 단기적 약세 요인이지만, 경제 펀더멘털상 이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한미 통화스왑과 관련해서는 상징적·심리적 효과는 크지만, 현재 국내 유동성 상황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통화스왑은 유동성이 고갈됐을 때 공급하는 장치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다"고 명시했다.